4월 기업 체감경기 반등,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달 기업 체감경기가 지난달보다 조금 올라섰습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4월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가 전달 대비 0.8포인트 오른 94.9를 찍었습니다. 3월에 소폭 떨어졌다가 한 달 만에 방향을 틀어 올라온 셈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좋은 신호로만 읽기엔 어렵습니다. 기준값인 100에 여전히 못 미치고 있어서, 기업들 사이에서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 비관 쪽에 기울어져 있습니다.

기업 체감경기가 오른 진짜 배경, 재고 감소의 함정
이번 기업 체감경기 상승 뒤에는 좀 특이한 사정이 숨어 있습니다. 원래 제품 재고가 줄어들면 수요가 활발해졌다는 긍정 신호로 받아들이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중동 전쟁 탓에 원자재 수급이 꼬이면서 재고가 억지로 줄어든 측면이 크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한국은행도 이 부분을 직접 언급했는데요. 제품 재고 기여분을 빼고 계산하면 기업심리지수는 오히려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숫자 하나만 보고 경기 회복이라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기업 체감경기, 업종마다 온도가 전혀 다릅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그리고 서비스업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래 표로 한번에 비교해보겠습니다.
| 구분 | 4월 CBSI | 전월 대비 | 주요 원인 |
|---|---|---|---|
| 전 산업 | 94.9 | +0.8p | 재고 축소, 매출 개선 |
| 제조업 | 99.1 | +2.0p | 화학·1차금속·금속가공 호조 |
| 비제조업 | 92.1 | +0.1p | 건설·정보통신 업황 개선 |
| 서비스업 | 92.9 | -0.5p (2달 연속 하락) | 도소매 소비심리 위축 |
위 표에서 보듯이 제조업만 유독 두드러진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화학물질 분야는 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수출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분위기가 살아났고, 1차 금속은 판매가격 상승과 환율 효과를 함께 봤습니다. 반면 서비스업은 두 달 연속 미끄러지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업 체감경기 반등에도 중소기업 현장은 여전히 냉랭합니다
전체 지수가 올라갔다고 해서 중소기업까지 훈풍이 불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함께 발표한 'KOSI 중소기업 동향'을 보면, 4월 중소기업 제조업 건강도지수(SBHI)는 80.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포인트 낮아졌습니다.
2월 중소제조업 생산도 명절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면서 1년 전 대비 10.1% 쪼그라들었습니다. 2월 신규 창업 기업 수는 8만3천여 개로 14.1%나 감소했는데요. 제조업(-18.4%), 건설업(-19.4%), 서비스업(-13.7%) 모두 힘을 못 쓰고 있습니다.
중기연은 중동전쟁 장기화로 유가와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봤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 하락을 완화하려면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 지원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기업 체감경기와 반대로 경제심리지수는 뒷걸음질
기업과 소비자 체감을 동시에 담아낸 경제심리지수(ESI)는 정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4월 ESI는 91.7로 한 달 새 2.3포인트 떨어졌는데요. 2025년 9월 저점과 똑같은 수준까지 내려온 것입니다.
계절 효과를 걷어낸 ESI 순환변동치도 94.4로, 역대 최저였던 작년 11월과 나란히 서 있습니다. 제조업 자금 사정 악화, 가계 소득 전망 부진, 소비지출 위축이 복합적으로 발목을 잡은 결과입니다.

기업 체감경기 5월 전망, 조심스러운 기대감
기업들은 5월 기업 체감경기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5월 CBSI 전망치는 93.9로 이번 달보다 0.8포인트 높게 점쳐졌습니다.
제조업 쪽에서는 화학·금속에 더해 자동차 신규수주 증가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비제조업, 특히 도소매업은 다음 달도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 경영 애로사항 순위 | 제조업 응답 비중 | 비제조업 응답 비중 |
|---|---|---|
| ① 중동발 원자재 가격 상승 | 34.2% | 19.4% |
| ② 불확실한 경제 상황 | 제조·비제조 공통 2위 | |
| ③ 내수 부진 | 제조·비제조 공통 3위 | |
위 표를 보면 원자재 가격 상승이 업종을 막론하고 가장 큰 고충으로 꼽혔습니다. 중동 전쟁이 길어질수록 이 부담은 더 쌓일 수밖에 없어서, 기업 체감경기 회복의 발목을 계속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Q. 기업 체감경기 지수가 100 아래면 경제 위기 상황인가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CBSI의 기준값 100은 2003~2024년 장기 평균을 뜻합니다. 100 미만이라는 건 평균보다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지, 즉각적인 위기를 뜻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투자나 고용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Q. 서비스업 기업 체감경기는 왜 두 달 연속 떨어지는 건가요?
A. 핵심은 소비심리 위축과 원가 부담입니다. 도소매업처럼 소비자 지출에 직접 연동되는 업종은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지갑이 닫히면 곧바로 타격을 받습니다. 전체 기업 체감경기가 반등했는데도 서비스업만 연속 하락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Q. 중소기업 기업 체감경기를 살리려면 어떤 지원이 효과적인가요?
A.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비용 완화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원자재 공동구매 지원, 에너지 비용 보조, 수출 다변화 지원 등이 대표적인 방안으로 거론됩니다. 기업 체감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대형 업체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맞춤형 대책이 먼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